2023년 3월 어느 토요일 밤, 합정역 9번 출구에서 연남동 올라가는 언덕 중간에 있는 칵테일바에서 혼자 앉았을 때 느낀 건 뭔지 아세요? 옆 테이블 사장님끼리 대화하는 게 너무 선명하게 들렸다는 거예요. 그 자리에서 흘러나온 첫마디가 "이번 달 매출 1200 찍었는데 남는 게 없다"였거든요. 1200만 원이요. 직원 두 명 데리고요.
그 순간 저는 아무 말 없이 제 와인잔만 만지작거리면서 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렸답니다. 허허
4000원 콜드브루 한 잔의 진짜 비밀
제가 원가를 파고들기 시작한 건 2022년 겨울이었어요. 평소 단골로 드나드는 연남동 삼거리 쪽 카페 사장님이 어느 날 신메뉴를 냈는데, 이름이 "제주감귤 콜드브루"였죠. 가격 4500원. 저는 그날 그 메뉴 원가를 대략 추정해봤어요. 원두 200g에 6천 원선(로스터리 직거래 기준), 감귤 시럽 30ml에 150원, 우유 200ml에 380원, 일회용 컵 세트에 350원. 재료비만 930원 정도. 자동제조기 전기료까지 포함해도 1100원 안팎이었죠. 매출 원가율 24퍼센트. 꽤 건강한 수준이에요.
그런데 그 카페는 2023년 8월에 문을 닫았어요. 이유가 뭘까요? 월세가 420만 원이었고, 관리비 80만 원, 직원 시급 1만 원에 주 5일 근무 2명 운영.人工费만 월 176만 원. 여기에 식재료, 소모품, 세금까지 계산하면 영업이익이 거의 안 남는 구조였어요. 매출 원가율은 낮은데 고정비가 너무 쎈 거죠.
살아남은 곳이 보여준 패턴 세 가지
그해 홍대·연남 일대에서 유독 오래 살아남은 곳들을 관찰하면서 저는 패턴을 정리했답니다. 하나는 주방 설비를 최소화한 곳들이었어요. 전기레인지 하나에 그릴 하나, 조리 라인이 짧을수록 월세 대비 효율이 올라가요. 둘째는 메뉴 12개 이하. 재고 관리 비용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폐기 손실이 거의 없었어요. 셋째는 예약제 운영. 테이블 회전율을 포대신 좌석당 매출 극대화를 택한 거죠.
특히 눈여겨볼 건 홍대 쪽에서 10년째 자리 잡은 한 펍이었는데, 이 집은 2023년 초에 메뉴를 35개에서 11개로 줄였어요. 사장님 말로는 "손님 70퍼센트는 맥주 마시러 오는 건데 굳이 햄버거까지 만들어줄 필요가 없다"였죠. 그해 이 집 매출은 전년 대비 15퍼센트 줄었는데, 영업이익은 오히려 8퍼센트 올랐어요. 원가절감이 그만큼 강력했다는 뜻이에요.
선택 기준으로 삼으면 좋을 것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이런 원가 계산을 혼자 하고 있다는 걸 사장님이 아셨다면 얼마나 쪽팔렸을지... 😅 하지만 이걸로 드리는 게 있어요. 홍대·연남 일대 가게 고를 때 체크하면 좋은 포인트요. 메뉴 수가 15개 이상이면 의심하세요. 너무 다양하면 재고 리스크가 크거든요. 둘째, 테이블 수 대비 직원 수가 1:1에 가까운 곳은 고정비가 높다는 신호예요. 셋째, 3년 이상 자리 잡은 곳은 대체로 월세 협상에 성공했다는 뜻이에요. 임대계약이 보통 2년 단위이니까요.
그리고 참고로 역삼 쪽에서도 이런 비즈니스 생존법은 통합니다. 관련해서 흥미로운 현장 사례가 있다면 역삼 비즈니스클럽 쪽 블로그도 한번 둘러보시면 재미있는 인사이트가 있을 거예요. 각 지역 상권이 다 다르긴 한데, 원가 구조를 이해하면 어딜 가나 비슷한 패턴이 보이거든요.
아무튼 전 이만 오늘의 원가 노트를 마무리하겠습니다. 다음에는 합정 쪽 디저트 가게 원가를 파볼까 하는데, 혹시 관심 있으시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